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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비운은 소세옥의 입에서 이렇게까지 인정도 의리도 없는 매정스런 말이 나오리라고

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더군다나 계집종 비운은 불길처럼 치미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다.”그것도 말이라고 하세요?”목청이 터져라고 소리를 지르며 한 발자국을 앞으로

썩 나섰다. 백옥같이 희고 고운 손을 번쩍 쳐들었다. 소세옥을 향해서 다짜고짜로 공격

을 가하는 것이었다.비운은 물론 이 순간에, 소세옥이 무술 재간을 완전히 상실하고 폐

인이나 다름없는 몸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까닭이 없었다. 비운의 장력(掌力)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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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소세옥에게는 이미 그것조차 막아낼 힘이 없으며

, 설사 몸을 피하려 해도 피할 만한 능력이 없는 것이다.만약에 비운의 공세를 정면으로 고

스란히 받아들인다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은 뻔한 노릇이었다.다행히, 강주 아가

씨가 눈치 빠르게 그것을 가로막으려 했다. 비운이 손을 움직이려는 것을 보자, 강주 아

가씨는 소세옥이 중독 상태에 빠진 몸이라는 사실을 퍼뜩 깨닫고,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

며 호통을 쳤다.”비운아! 손을 멈추지 못할까?”동시에 강주 아가씨도 약간 떨어져 있는

거리에서 일장의 힘을 뻗쳐냈다.강주 아가씨의 장풍은 비운의 공세를 완전히 가로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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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못했지만, 소세옥에게 직통으로 습격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큰 힘이 되었다. 비운의

장풍은 소세옥의 옷자락을 약간 스쳤을 정도였는데도, 그는 전신을 비칠비칠 가누지 못

하고 뒷걸음질을 치더니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눈앞

이 아찔하고 머리 속이 어질어질했다. 비운의 대단치도 않은 장풍이 약간 스친 데에 불

과한데도, 소세옥에게는 여간만 커다란 타격이 아니었다.결국 소세옥은 계집종 비운에

게 일장의 공격을 받은 셈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주인 강주 아가씨를 생각하는 지성에

서 나온 행동이고, 또 위기에 처했을 때 의복까지 마련해다 던져준 은혜를 생각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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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노엽게 생각할 수 없었다.”흐흐흥!”소세옥은 자기 혼자만이 알 수 있는 냉소를

터뜨리며 묵묵히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비운은 격분을 못 참아 손을 쓰기는

했지만 그 순간 강주 아가씨의 호통 소리를 듣자, 내심 후회하여 마지않았다. 뭐라고 한

대도 비운은 일개 계집종의 몸에 불과했고, 또 오 년 동안이나 소세옥과도 정이 든 사이

였다. 뜻밖에도 소세옥이 자기에게 반격을 가할 생각도하지 않고 잠자코 공격을 받아들

이려는 태도를 보자 측은하고 딱해서 볼 수 없었다. 훌쩍 단숨에 몸을 날려 소세옥에게

로 달려가 부둥켜 안았다.”도련님! 아프셨죠?”소세옥의 얼굴에 쓰디쓴 미소가 감돌 뿐

이었다.”아픈 것쯤이 뭣이 그리 대단하겠느냐? 너희들은 어서 돌아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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