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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바로 옆에는 몸집이 조그마한 원숭이 한 마리가 쭈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머리 위에
쟁반 하나를 올려 놓고 있었다.쟁반 위에 술주전자에서는 새빨간 광채가 번쩍번쩍, 생김
새가 이상야릇하고, 단번에 귀중한 골동품에 속하는 술잔임을 알 수 있었다.술잔에 비치
는 달빛은 더욱 아름다왔다.자세히 살펴보니 그 술잔은 옥돌을 곱게 다듬어서 치밀하게
무늬를 새겨 만든 것이었다.조그만 원숭이는 전신이 뿌연 회색빛이었다. 그러나 두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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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금빛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소세옥을 바라다보며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표
정을 했다.현도노인이 명령하듯 말했다.”빙여야! 빨리 부채를 젊은 협객에게 돌려 드려라!”
빙여 아가씨는 방금 현도 노인에게 꾸지람을 듣고 아직도 토라진 모양이었다.한 걸음을
앞으로 선뜻 나서더니 오른팔을 불쑥 뻗쳤다.”자아, 도로 가져가세요!”소세옥은 이 아가
씨가 이상야릇한 짓을 잘하는 줄 알고 있는지라, 암암리에 손에 힘을 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즉각에 손을 내밀어서 부채를 받으려고 했다.그러나 어찌 알았으
랴.소세옥의 손이 부채 끝에 닿으려면 아직도 한 자쯤 거리가 떨어져있을 때, 돌연,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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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끝에서 일종의 억센 힘이 무형중에 뻗쳐 나서 소세옥의 팔로 습격해 들어올 줄이야.
소세옥은 피식 웃으면서 몸을 재빨리 옆으로 홱 뽑았다. 팔과 손을 왼편으로 슬쩍 약간
돌리는 척했다. 식지(食指)와 중지(中指) 두 손가락을 날쌔게 움직여 가지고 부채 끝을
손가락 사이에 꽉 껴 버렸다.소세옥은 명백히 알 수 있었다. 자기가 비록 재빨리 눈치를
채고 부채 끝에서 뻗쳐 나는 힘을 피하기는 했다고 하지만, 아가씨가 부채 끝으로 퍼
뜨리는 무형적인 힘이 앙큼스러울 만큼 강렬했다는 사실을.그것을 모르고 손을 펼쳐서
부채 끝을 덥석 움켜잡았다면, 비록 대단치는 않다 할지라도 약간의 봉변을 당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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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아가씨에게 웃음 거리가 되었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결국, 손가락이 부채 끝을 스치
는 찰나에 소세옥도 남몰래 억센 힘을 손끝으로 집중시켰고, 그 반면에 아가씨가 부채
끝으로 발휘한 힘도 놀랄 만큼 억센 것이었다.만약에 현도노인이 조심하라고 주의를 시
켜주지 않았다면 소세옥은 아가씨의 앙큼스런 수작에 단단히 골탕을 먹었을 생각을 하
고 아연 실색했다.소세옥은 사전에 재빨리 눈치를 채고 간단히 방비를 한 데에 불과했지
만, 역시 신영궁에서 단련한 그의 힘은 역시 손가락 하나를 움직여도 보통 사람과는 판이
하게 달랐다.소세옥의 손가락이 부채 끝을 스치는 찰나에, 눈치 빠른 빙여 아가씨도 거기서
얼마나 무시무시한 무형적인 힘이 뻗쳐 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전신을 오싹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