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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초일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 장찬의 안위가 걱
정이었다. 초일은 고개를 돌려 천여랑의 맑은 눈을 바라보았다. 눈물 자국이 아직
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 모습에 또다시 살기가 일어났다.천여랑은 초일의 표정
이 처음으로 보는 사나운 얼굴로 변하며 갑자기 그녀의 전신을 조이는 알 수 없는
압력과 살이 저리는 살기에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일은 놀라는 천여랑의 얼
굴을 바라보다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내 말 명심해! 절대 여기
서 벗어나면 안 된다!””왜……?”천여랑은 초일의 눈이 사람의 눈 같지 않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초일은 그녀의 물음을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금방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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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야.”초일이 그 말과 함께 문을 나서자 그의 말속에서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만지며 붉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지도 내가
좋으면서…….”이미 그녀의 머리에는 조금 전의 절망적인 사건은 떠난 지 오래였다.
양기수는 가형의 별채에서 비명을 들었다는 부하의 말에, 장찬으로 인해 설쳤던 밤잠
을 보충하려고 눈을 감다, 짜증나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막 잠이 들려고 할 때
깨운다면 그것만큼 화가 나는 일도 없을 것이다.”그래서? 들어가 보았느냐?””아…아
닙니다, 보고가 먼저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온 것입니다.”보고는 무슨 얼어죽을 보고
일까, 겁이 나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온 것이 분명했다. 양기수는 그런 부하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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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만졌다. 오늘 죽은 십이사자가 너무나 아까웠다. 얼마나 공을 들여 키운 수하
인데, 장찬에게 그렇게 죽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수하를 보내고
별채를 포위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 문을 나서자 오귀가 어느새 나타났는지 소리도
없이 서 있었다.”어떤 씹어 먹을 놈이야!”양기수는 화를 내며 오귀와 함께 별채로 향
했다.귀왕곡은 관잠산의 깊은 산중에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은 찾을 수 없고 무공이
있는 사람이라도 귀왕곡 앞에 있는 붉은 송림은 빠져나가기가 힘들다. 바로 장독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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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다. 장독의 영향으로 무림인이라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하지만 가형은 송
림의 위를 날았고 장찬 역시 날아왔기 때문에 장독에 중독되지는 않았다. 물론 초일은
중독이 되었다. 하지만 청명심법(淸明心法)으로 장독을 쉽게 손끝에 모아 몰아 낼 수
가 있었다.초일이 장찬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면 이곳에 이렇게 빨리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천여랑은 구했으나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별채의 밖으
로 걸어 나가자 후원을 둘러싼 흑의 무사들과 여러 지붕 위에서 자신에게 활시위를
당긴 채 대기하고 있는 궁수들도 볼 수 있었다.그중에 단연 귀마라고 생각되는 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