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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갯불이 번쩍번쩍했다. 원숭이가 처량한 음성으로 통곡을 했다. 어디선지 벼락

치는 소리도 들려 오는 것 같았다.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어떤

희망과 거기에 따르는 불안과 공포가 한데 엉클어져서 숨막히도록 꽉 차 있었다.

여기 모여 있는 모든 사람의 운명이 이 일 합의 공방전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무예계 전체의 흥망 성쇠의 운명이 이 일 합의 공방전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하늘에 높이 걸려 있는 밝은 달까지도, 앞으로 발생할 결과를 차마 보기 어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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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구름 속으로 얼굴을 가려 버리는 것 같았다. 싸늘하게 반짝이는 뭇 별

들은 말이 없었다. 밤바람만이 살랑살랑 겁이 난다는 듯 속삭일 뿐.하늘과 땅의

색채마저 변하는듯, 숲속의 나무들이 수선스럽게 흔들렸다.운명이란 이들 두 사

람78. 최후 결전무수한 사람들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극도로 긴장해 있는 찰나

였다.홀연쨍!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쇠와 쇠가 맞부딪치는 소리였다. 칼날과

칼날이 맞부딪쳐서 으르렁대는 매서운 소리였다.밤하늘 높은 곳에서 별안간 은빛

광채가 번쩍하고 무지개처럼 뻗쳐 났다. 그것은 세 줄기로 갈라져서 전광 석화같

이 팍! 하고 삼면으로 화살처럼 발사되었다.그리고 그와 똑같은 찰나에,”에이!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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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에 앙큼스럽고 고얀 놈!”정기봉의 짐승같이 으르렁대는 음성이 들렸다.허공에

뜬 채로 있던 소세옥의 한줄기 그림자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저편으로 떨어져 나

가기 시작했다.”아아앗!”여러 사람들이 이구 동성으로 자지러질 듯 외마디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 외마디 소리 속에서 유난히 괴상한 음향이 사람의 귀를 찢어 놓을

듯이 요란스럽게 들려 나왔다.”왕! 왕! 왕! 왕!””끽! 끽! 끽! 끽!”하나는 개가 사납게

짖는 소리.또 하나는 원숭이가 아우성을 치는 소리.그리고 두 줄기의 금빛이 화살

처럼 뻗쳐 나서 정기봉에게로 곧장 꽂혀 들어 갔다.매약화 아가씨가 비호같이 몸을

“와하하하! 핫! 핫!”별안간 소세옥이 앙천 대소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소세옥의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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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땅 위에 내려서지 않았다. 몸이 아직도 허공에 뜬 채로 소세옥은 몇 번인지

엎치락뒤치락했다소세옥의 몸뚱어리가 아직도 그대로 허공에서 불끈불끈 솟구쳐

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계곡 어귀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그제서야 가볍게

가슴에 손을 대고 한숨을 돌렸다.그리고 그와 똑같은 찰나에, 여러 사람들은 그제

서야 싸움판의 형편을 똑바로 바라다볼 수 있었다.정기봉의 얼굴빛이 누르스름하고 이

상야릇하게 변해 있었다. 오른편 어깨의 옷이 갈가리 찢어졌으며, 서너 치 길이나 되

게 찢어진 살에서 시뻘건 피가 줄을 흘러 내려서 전신을 반 이상이나 뻘겋게 물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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